살(SAL) 정규 4집 [간헐창작]

영화가 끝나고 난 후 가사

앨범 살(SAL) 정규 4집 [간헐창작] · 작사 최형배 · 작곡 최형배

영화가 끝나고 난 후 나 홀로 객석에 남아 엔딩 크레디트 다 올라가도록 일어나지 못해 대단한 걸 바란 건 아냐 뭔가 더 남아있을 줄 알았어 시시한 쿠키영상이라도 난 기대했었어 사는 게 별거 없더군 아무것도 아니더군 돈 떨어진 화투판 손털고 깨끗이 일어나야 해 서랍 속을 정리하고 자리를 말끔히 치워두고 남은 짐 챙기며 그제서야 내가 누구인지 알아 배에 잔뜩 힘을 주고 젊어 보이려 애쓰던 시간 날씨와 맛집에 관한 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 노동이 미워질 만큼의 더도 덜도 아닌 딱 그 정도의 임금 이제 그마저도 어디서 구경하기 어렵겠지만 때가 됐다 많이 참았잖아 다이어리를 내던지고 일어서야 해 책상을 걷어 차고 세상 속으로 힘차게 걸어가야 해 아끼던 물건들을 다시 만지며 이제야 내가 누구인지 알아 긴 여행가방을 싸며 비로소 내가 누구인지 알아 어느 쪽을 향하든지 어디에도 닿을 수 없을 지도 몰라 하지만 제자리로 돌아오는 일은 결코 없을 거야 이제 자그마한 돈이 모여도 은행에는 가지 않아 어쩌다 큰돈이 생겨도 땅은 보러 다니지 않아 너를 따라가는 길 위에서 줄곧 피눈물 뚝뚝 흘리겠지 가끔은 활짝 핀 꽃과 버들도 볼 수 있을 거야 쓰라린 기억마저도 좋았었다 말할 거야 덧없음을 알면서도 애쓰고 또 용기 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