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소개
어릴 적 도라지꽃밭에서 찍은 사진을 보게 되었다.
그때 찍었던 사진을 보니 그 시절 동네가 생각났다.
산 밑 자락에 있는 작은 연립주택, 회색 담벼락, 녹슨 놀이터, 도라지꽃밭과 따뜻한 계절 냄새..
지금도 도라지꽃밭이 있을까?
그 시절 순수한 나를 찾고 싶은 마음에 동네 이곳저곳을 걸어 다니며 도라지꽃밭을 찾아 나섰다.
사진 속 1995년, 그때의 나는 무심하면서도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감한 얼굴을 하고는 작은 발로 꽃밭을 가로질러 갔다.
어릴 적엔 생각하는 대로 뭐든지 이루어질 거 같았다.
모래가 가득한 놀이터 미끄럼틀 위에 올라가면 유독 넓게 보이는 풍경이 마치 바다 같았다.
지금 미끄럼틀에 올라가면 무슨 기분일까 생각하고 놀이터에 갔지만 놀이터는 없어지고 딱딱한 아스팔트 주차장이 들어서 있었다.
회색 담벼락을 따라 걷다가 작은 바위를 보았다.
어렸을 때는 엄청 높아 보여서 올라가서 날갯짓도 하고 점프도 하면서 놀았는데 지금은 무릎 아래 정도 오는 작은 바위가 되었다.
많은 것이 변해있었다 낯설지만 정겨운 동네에서 그때의 향기를 다시 맡아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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